천진불 향한 무한열정, 연화세계를 편집하다   2009-02-03 (화) 09:33
rlawlstjrs   15,481

천진불 향한 무한열정, 연화세계를 편집하다
어린이 포교 버팀목 월간「연꽃」편집부
천진불을 위한 교재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월간 「연꽃」 편집부. 그들의 식지 않는 열정에 3일 야근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숨은그림찾기가 힘들었어요. 힌트를 크게 만들면 어떨까요.”
“찬불가 율동이 좋던데요. 연수회 때 동영상이라 생동감도 더 큽니다.”
“애니메이션을 꾸준히 만든 덕분에 완성도가 높아졌네요. 중, 장편에 도전해도 좋겠는걸요.”
“‘천진불의 미소’ 대상작답게 표지가 눈길을 끕니다. 참여는 누구나 가능한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합시다.”

1983년 첫선…1만부 간행물로 성장

1월 21일. 부산불교회관 안의 사무실이 왁자지껄하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중이다. 브레인스토밍은 일정한 주제를 놓고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발언하는 회의 방식이다. 비판보다는 다양하고 솔직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 회의의 특징이다. 그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어린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매달 어린이법회 지도자들과 천진불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책, 「연꽃」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연꽃」은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원장 혜총)에서 제작하고 사단법인 동련(이사장 지현)산하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에서 발행하는 어린이 법회용 월간 교재다. 동련의 4개 산하기관인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 대한불교교사대학, 동련동화구연회, 어린이불교교육연구소는 물론 후원자, 봉사자 그리고 전 세계 1만여 독자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매달 천진불을 위한 한 권의 「연꽃」이 오롯하게 피어난다.

「연꽃」의 탄생은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각 사찰이 개별적으로 만들어내던 어린이 법회 교재를 하나로 통합해 A4용지 4쪽 분량의 주보로 발행한 것이 「연꽃」의 시작이었다. 그러던 「연꽃」이 1990년 5월부터 매달 전국 600개 사찰로 발송되는 정기간행물이 됐다. 한때는 90여 쪽으로 증면돼 한 권의 책자처럼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많은 논의를 거친 끝에 교재의 기능만을 살려 일반 공책 크기 16쪽 올컬러로 제작되고 있다. 25년을 훌쩍 넘긴 시간동안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던 「연꽃」은 2월 1일 통권 364호 발행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연꽃」은 발행 부수 1만 1천부에 이르는 성장을 이뤄냈다.

「연꽃」은 매달 한국의 최남단 제주도부터 최전방 강원도 철원 구석구석까지 어린이 불자들을 찾아 다닌다. 군법당 뿐 아니라 호주 정법사, 미국 정혜사 등 해외 8개국 14개 법회에서도 매달 새로 나오는「연꽃」을 기다린다. 군법당에서는 어린이들을 사찰로 이끄는 포교지로, 해외에서는 한글 교재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연꽃」은 무료로 보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어 열악한 재정상황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때문에 매달 정기적으로 원고를 써내려가는 어린이교육연구소 아동교육 전문가 출신의 연구위원 4명 모두 원고료조차 받지 않고 있다. 「연꽃」의 창간호부터 현재까지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있는 김미옥 부산 옥련유치원 원장도 마찬가지다.

김 원장을 비롯한 연구위원들이 글을 보내면 취합과 교정, 편집과 발송 등은 어린이불교교육연구소의 몫이다. 교정 기간만도 5일이 소요된다. 어린이들이 보는 교재이기에 맞춤법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일과 교사출신 교정위원, 스님의 감수가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3년 전부터는 업무가 늘어났다. 「연꽃」 PDF파일과 찬불 동요를 율동과 가사가 나오는 동영상으로 제작하고, 플래시애니메이션에 목소리를 더한 불교 동화를 담은 「연꽃」의 부록 CD도 만들기 때문이다. 부록 CD는 매월 600장을 사무국에서 찍어낸다. 여기에 「연꽃」의 지도자용 지침서인 「동련」도 매월 300부씩 발행하고 있다.

해외 8개국 14개 법회서 교재로 활용

“일반 컴퓨터의 CD라이트기는 10장만 복사해도 열이 나서 오작동을 일으켜요. 그 컴퓨터를 부여잡고 3일 동안 부채질을 해가면서 300장을 수작업으로 첫 부록 CD를 만들었지요. 힘들지만 CD를 받아본 어린이 법회 선생님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보고 나니 힘들었던 기억은 순식간에 사라지던데요? 하핫~”

이토록 긍정적인 사람들이 또 있을까. 당최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뤄지는 것이 없어도 좌절을 모른다. 하지만 정지윤 디자이너(27, 묘화)의 말마따나 그 모든 좌절의 순간들이 일거에 해소될 만큼 부록 CD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어린이 법회 진행을 고심하는 법회 지도교사들이 CD를 적극 활용하면서 「연꽃」의 가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CD가 보급되면서 빔 프로젝트를 설치하는 사찰이 늘었다는 후문도 들려왔다.

연구소 윤정화 간사(27, 청정심)와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 재경환 (28, 지광) 간사는 3일 내내 야근을 하며 1만부가 넘는 분량의 주소라벨 작업부터 지역 선별까지 직접 해낸다. 이 역시 비용 감소를 위한 「연꽃」 편집부의 필사적인 노력이다. 이런 인고의 과정을 거쳐 「연꽃」이 어린이들의 손으로 전해지는 시점은 매월 25일 전후다.

「연꽃」은 무가 보급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수익이 없다. 매달 한 권의 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부록 CD와 「동련」의 제작비까지 포함해 평균 500만원이 소요된다. 한 해 동안 쓰는 비용은 최소 6천만 원. 포교원에서는 연간 2천만 원을 지원한다. 나머지 비용은 전적으로 동련의 후원금에 의존한다. 특히 600여 명의 CMS 정기후원자들은 세계 곳곳의 천진불에게 「연꽃」의 향기를 전하는 전법사나 다름이 없다.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연꽃」의 편집디자인과 인쇄를 맡고 있는 대한기획 김주한 대표도 “인쇄 대금의 연체가 거듭돼 한 때 「연꽃」을 폐간하자는 얘기까지 나올 때는 절망감마저 들었지만 당시 포교원의 지원이 시작되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어린이 포교지를 만든다는 사명감이 없었다면 이 일을 계속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연꽃」지 발행으로 대한불교진흥원의 대원상 원력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상금 150만원은 고스란히 동련 측에 희사했다.

제작비 부족에도 꾸준한 발간

매월 끊임없는 연구와 모니터링을 거듭해 온 「연꽃」. 25년이 흘렀지만 「연꽃」에 거는 대중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갈 길이 멀다. 정일훈 사업팀장은 “부록 CD의 전문화, 저·고학년 교재 제작, 역량 강화 등이 시급한 과제”라며 “무엇보다 더 많은 어린이들의 손에서 「연꽃」이 펼쳐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어린이 법회 지도자들에게 「연꽃」과 「동련」이 보급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국 어린이법회 동참자의 수가 6천여 명에 불과한 현실에서 「연꽃」의 발행부수는 1만부를 넘어섰어요. 그만큼 「연꽃」의 성장은 어린이 법회 활성화로 직결됩니다. 종단에서도 어린이 포교 성공 사례로 연꽃지의 법회 활용을 성공사례로 여기고 있습니다.”
최미선 법인 사무국장이 관심과 격려를 부탁하며 덧붙인 말이다.
‘「연꽃」의 성장이 곧 어린이 포교의 성장’이라는 믿음 속에 더 가치 있는 포교지를 만들기 위해 정진하는 이들. 언젠가는 「연꽃」이 전 세계 어린이 불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날도 찾아오지 않을까? 그들만의 ‘무한 긍정’이 있으니 든든하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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